출산과 복직 후 남편과의 첫 데이트였습니다. 그동안 육아와 살림+ 직장일로 정말 바쁘게 살았어요.
간만의 주말 오프. 지난 토요일. 민성이를 맡겨놓고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고 왔습니다아.
거의 제대로 된 데이트는 민성이를 낳고 거의 11개월만인것 같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어요. 산후우울증과 슈퍼맘이 되라는
주변의 압박, 둘째에 대한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 정신없는 육아. 복직.. 일.. 여튼 파란만장했고..
자주 짜증내고 자주 싸웠습니다. 언제까지나 사이좋게 살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거의 대부분의 싸움이 제 짜증에서 비롯된 거긴 하지만은요.
지스타를 갔다가. 거의 산소 결핍 상태에서 그렇게 건질것은 없이 나오고. 배가 고파 신세계 백화점 4층 푸드코트에서
허겁지겁 버거킹 버거를 흡입해 주고나선 원래 가려했던 목적지 남포동에서 용궁사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절. 해운대 근교에서 노는 것은 거의 1년만이기 때문에. 별 거부감 없이 수락하고
택시!! 를 타고 용궁사로 갔습니다.
생각외로 용궁사 가는 길이 멀지는 않더군요. 이전에 바이크 타고 돌아다니던 시절. 용궁사 가던 길은 곧고. 참 멀었는데.
길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한 건지. 난 안 변했는데 길이 변한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절로 내려가는 뒷태와 절에서 내려다 보이는 넓은 바다)
어렸을 적 용궁사에 어른들과 함께 갔던 때는 절이 참 커 보였는데. 그리 크지 않더군요.
절 입구로 들어가는 길은 뭔가 기념품 가게라던가. 그런데가 참 많아서 여기가 절인지 관광지인지 모르겠더군요.
여튼. 간만에 조용한 절에서 맘 편히 여러모로 많은 마음을 비우고 왔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아이가 아파서 다시 여러 생각이
가득 채워진걸 보면 전 아직 번뇌 충만한 중생인가 봅니다.
(용궁사 절냥이, 스님 인형들, 바다를 바라보는 용..)
(해수관음상 방향에서 바라보는 절 모습.)
(하늘을 배경으로 한 해수관음상.)
(간만의 커플샷. +_+)
간절하게 빈 한번의 소원은 이루어준다는 그런 소문이 있는 절이라. 나는 온 김에 민성이의 건강과 안전과 가족의 무사함을 빌었다.
민성이 건강하고 가족이 별일 없으면 그걸로 되었다. 그걸로 되었어.
절 구경을 끝내고 다시 택시를 잡아타고 그냥 . 달맞이 고개로 가서 산책을 했다. 남편을 알고나선 달맞이 고개를 딱 두번 왔는데.
예전엔 라이더 시절일때 일주일에 한번은 가서 바이크 타는 사람들과 집결하고 달리던 곳이었다.
가끔가다. 옛 생각이 나더라.
간만에 찾아간 달맞이고개는 마침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좋은 구경은 했지만. 그리 살것은 없더라. 뭔가 내 눈은
너무나 높아진 모양이다.
(어느 가을날의 하늘)
천천히.. 달맞이 고개의 가을 냄새 나는 길을 걸어 내려왔다. 예쁜 고개라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는 그 곳은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게와 여러 건물들이 들어서 있더라. 언제쯤 돈 많이 벌면 한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한다,.
달맞이 고개를 지나 해운대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민성이에겐 미안하지만. 가을을 즐기며 걷고 노는 동안
민성이 생각은 안했다. 나도 사람이니 재충전은 해야 하지 않을까.
언제부터인가. 가을 하늘. 낙엽. 가을 바다. 풍경을 즐길 여유도 짬도 없었다.
아이는 사랑하지만. 아이도 보고 집안일도 하고. 일도 하고. 완벽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삶에 찌들어 왔다. 얼마나 찌들었으면 그동안 하늘을 볼 일도 없었을까.
근 일년만의 데이트.는 바쁜 삶의 활력소였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
그렇지만 짧은 그날 하루. 찌들어 늘 머리가 아팠던 일이 덜해졌다.
(뭐 하는데는 모르겠지만. 달맞이 고개의 예쁜 건물. 레스토랑이 아닐까??)
(마음에 들었던 햇빛 비치는 가을의 바다)
(달맞이 고개에서 바라본 해운대)
저녁은 스펀지 안에 있는 애슐리에 가서 스테이크와 샐러드바 음식을 먹었다. 간만의 맛있는 것이라 너무 좋았다.
한번쯤은 이런 기회를 멋지게 즐겨야지. 한달에 한번씩은 종종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그날 생각한 하루였다.
(개인적으로 맘에 든 사진 한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