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09일
연애일기 #7 - 홀가분함. 마음을 완전히 당신으로 채우다.

그래도 나는. 혼자가 아니에요.
최근. 정말 기가 막힌 이벤트.....(반어법이죠)에 참석하게 되었어요. 나를 한동안 고민하고 좀 뭐랄까...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 하지만 그 이벤트를 겪고 나선 내 모든 마음의 찌꺼기들은 흘러가 버렸어요. 미움까지도...
그리고 비온 뒤의 땅이. 더 단단하게 굳어진 느낌. 이랄까요.... (먼산)
네에. 그래요. 전 남친. 이라고도 할수 없는 개르비..... 의 결혼식에 갔다왔어요. 서둘러서 결혼하더군요.
뭐. 모르고 살건 상관없지만. 그 개르비. 는 오빠의 친구. 였습니다. 아주 상관없을수는 없죠. 그에 얽힌 이야기는 정말..
어느 만화나 아침드라마 수준으로 파란만장해서 따로 분리해서 이야기 할 때가 올 수 있을 거에요.
많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그때. 제 오프가 걸려서 조금 일찍 만나서 데이트를 했거든요..
결혼식은 오후에 있었어요. 그러나 솔직히 결혼식 참가하는 동안 혼자 낙동강 오리알 되기는 싫었어요. 근처 백화점 돌아다니며 쇼핑하기에는 다리도 제법 아팠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굴. 이라도 보고. 당당하게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때보다는 살도 빠지고. 제법 예뻐졌고.
많이 행복해진 내 모습을요. 그때 개르비..가 비웃던 내 모습이 더이상 아니라는 걸..
사정을 알고 있는 오빠는. 잘 대처할 자신 있으면 같이 가도 괜찮다고 했어요. 으음. 그 상황에서는 왠지. 내가 따로 놀아도 좀
뭐한 상황이었고. 같이 가도 뭐한 상황이었지만. 이참에 그 사람에 대한 나쁜 기억까지 모두 지우고 싶었어요.
그땐 사실. 거의 내 생각만 하였죠. 으아. 난 어째서 종종 눈이 멀어 시야가 좁아지는 그런 짓을 저지를까요.
여튼. 그래서 따라갔어요. 개르비.. 는 앞에서 하객들 맞고 있었고. 나는 오빠 손 꼭 잡고 들어갔지요.
간만에 보는 개르비. 얼굴은 그닥 좋아 보이지는 않았어요. 어째설까요. 행복한 새신랑. 이잖아. 어찌되었든 나는..
웃었어요. 나를 보는 개르비는 조금 놀란 표정이었으나 그래도 와 줘서 고맙다고 악수하더군요.
그저 그래 줬어요. 잘 살라고. 행복하게 잘 살라고. 조금은 당황해하는 개르비의 얼굴이 보이더군요.
난 그닥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조금의 동요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닥 그렇지도 않았달까...
그저. 밖에 걸린 신부의 사진이 너무 예뻐서 조금 속상했어요. 아아. 저 개르비가 저런 예쁜 사람하고 결혼하는구나.
어쩐지... ... 라는 생각에 말이죠
그냥 그랬어요. 오빠는 사진 찍어주는 것 덕분에 바빠서 앞에 나가서 열심히 사진찍고 있었고..
나는 결혼식을 보았어요. 그 개르비. 신랑은 정말 머리가 컸고. 가분수. 였답니다. 내가 어째서 한때 저런 인간과 인연이 닿았을까.
신랑이 빛나 보이지 않고 그저 찌질해 보였어요. 그냥 찌질이. 내가 그땐 보는 눈이 낮았구나.. 싶었다는..
그걸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더군요. 결혼식 도중에도 개르비. 의 시선은 내 쪽을 향해 보던데.. 그저 썩소만. ...
퍽이나 편할거에요. 왜냐면. 지금 결혼하는 여자분 계속 만나고 있을때 나를 속여 만났죠. 아마. 바람 상대였을거에요. 나는.
왠지 시원하더군요. 속상한게 아니라. 그저 당신같은 개르비의 정체를 모르고 결혼하는 불행한 신부가 내가 아니라 다행이다.
나는 알고 있어요. 그 개르비. 그분 만나는 동안에도 나 포함해서 두세명 더 만나고 다닌 여자가 있다는 것을.
신부가 아까웠달까요. 스펙은 좋았거든요. 어째서. 그 개르비가 내 직업을 모독하고. 나를 모욕한 이유가....
그거였어요. 하지만 결혼 후. 출산 이후에도 일할수 있을까는 미지수라는데. 흠흠. 상황이 되어보아야 알겠죠
시원했어요. 결혼식을 보면서. 완전히 그 인간을 떠나보냈지요. 일단 격렬한 증오와. 분노부터.
개르비가 박아놓은 내 맘속의 대못이 제법 많은데. 그 구멍을 이제부터 서서히 메워 나가야죠.
오히려 시원했어요. 내게 있어서 .. 내 인생에서 그분이 개입될 일은 이제 전혀 없으니까 말이죠.
제버릇 개 못준다니까. 결혼 후에도 바람 피면서 살겠죠. 신랑신부 표정이 그리 좋지는 않아보였는데..
이건 긴장된것도 아니고. 좋은 것도 아니고. 뭔가 하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결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었어요.
저렇게 급하게. 내키지도 않는 결혼하는거 보면 무언가. 사정이 있는가 봅니다. 혹시나. 애가 생겨서 결혼이라던가...
예전에 참 나를 가지고 놀고. 울게 만든 일들이 좀 떠올라서 씁쓸해 졌답니다. 그러나 이제 바이바이.
제버릇 개 못주는걸로 어떻게 파멸해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결혼하고도 생활 그닥 좋진 않을 듯 하군요. 바람기 절대
고쳐지지 않죠. 다시 한번 저 찌질한 인간한테 걸렸던 내 자신이 씁쓸해 졌어요.
결혼식에 직장동료 선후배. 부모님 제외한 신랑측 친구는 딱 두명 왔는데. 그리 친하지도 않...
인간관계 제대로 보이더라구요. 웃음이 나왔어요. 그래. 이 찌질아. 하고. 하하하.
식이 끝난 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오빠와 옷을 사러 갔어요.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
마침 가을 옷도 필요하니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서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서였죠.
가벼운 마음이라 그런지. 좀 더 걸음도 가볍고. 기분도 좋았어요.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이 어찌 그리 꿀맛이었을까.
이젠 정말. 내 옛날 상처. 상관 안하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만 집중집중. 할 수 있으니 다행이랄까요.
그래선가 유난히. 그 손을 잡는 것이 좋았답니다.
옷을 보러 다니면서 모델놀이를 했어요. 이것저것 입어 보고. 맘에 드는것 고르고.
오빠가 옷 보는 눈이 제법 있어서 좋은걸 골라줬다는. 그래서 10만원도 안들고 제법 괜찮은 옷을 위아래 한 셋트로 골랐답니다.
평소에 내가 고르는 옷보다 훨씬 좋았어요. 그리고 원피스가 다 이쁘고 여성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고..
위아래 옷 잘 고르면 원피스 한벌 입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제법 맘에 들더군요. 완전히 가을 아가씨. +ㅅ+ 앞으로는 오빠랑 옷 보러 자주 다녀야 할 거 같은데요.
나 자신이 옷을 그닥 볼줄 몰라서. 혼자 고르거나 친구랑 같이 가서 고르면 그닥 나중에는 안 이뻐지는 옷만 고르는데..
잘 골랐어요. 오래오래 잘 입고 다녀야지. ㄹㄹㄹ
배가 고파지니 쟁반자장...2인 세트 먹고는. (매콤한게 제법 맛있더군요) 나루공원으로 가서 산책도 했어요.
밤이 되니. 시원. 하더군요. 저녁이라 그런가. 하늘에는 금성이 떠 있고. 흘러가는 강물에 비친 센텀시티의 야경도
제법 예뻤어요. 흐르는 강물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답니다.
그저 아주 흘러 보내버리기를 바랄 뿐이에요. 개르비에 얽힌 모든 일을. 지금 당장 잊어버릴 수는 없겠지만서도..
잊겠죠. 이젠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니. 후후
여튼. 거기서 사진도 찍고 놀았어요. 간만에 커플사진 찍어보니까 참 뭐랄까. 좋더군요. ㅎㅎㅎ
그...그리고. 선물도 받았어요. 평소에 내가 갖고 싶어하던 초승달이 달린 귀걸이.
예쁘더군요. 오빠한테 직접. 이런 선물 받아보는건 처음이라. 더 좋았어요. 그동안 액세서리 같은건 내가 혼자 사서 끼고 다니고
그랬는데... 오빠가 사준 거라 더욱 애착도 가고. 소중한 거라 생각해요.
귀에. 밤하늘을 달고 다니는 것 같다고 오빠가 그러더군요. 후후.
두근두근. 했어요. 그날은 제법. 커다란 보름달이 떠서 밤 하늘 보는 것도 멋이 있었고...
스타벅스에서 같이 마셨던 커피도 유난히 맛이 있었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옛날의 시간이 아니라 지금의 시간이라죠. 그래요. 옛날의 개르비는 내게는 옛날 일일 뿐..
내게 중요한 건 지금 내 옆에 있는 오빠. 라죠. 이전의 마음에 뻥. 뚫려있던 아팠던 마음의 상처들은..
이제는 지금 이 사람으로 채우고 있어요..
지난 아픈 시간들은 흐르는 강물처럼 흘려보내고. 현재 있는 한 사람의 마음만이 밀물 밀려오듯이 들어온다는.

귀에 걸고 다니는 그대와 나의 밤 하늘. >ㅅ<
# by | 2009/09/09 12:05 | 무우커플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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